오랜만에 블로그에 돌아와서 그런가.
글 쓰는 게 너무 재밌다.
오늘은 이번 주 토요일에 있을 조성진 리사이틀 앙코르 공연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공연 온라인 관람안내
이름 : 조성진 리사이틀 앙코르 공연
일시 : 9월 18일(토) 오후 5시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네이버 TV
조성진 리사이틀 공연이 떴을 때 예매하려 했으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패했다.
앙코르 공연은 일하다가 오픈 시간을 놓쳐서 예매 실패.
이렇게 계속 예매를 못하면서 '인연이 아닌 건가' 싶었다.
그런데 앵콜 공연을 네이버 TV에서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른 게시물을 찾아보니 '네이버 TV - crediatv'에서 공연을 생중계한다고 한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10,000원을 후원해야 하는데 (관람비),
소소 티켓 할인쿠폰을 적용하면 2,000원만 결제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온라인 관람권을 결재했다.
아래는 '조성진 리사이틀 앙코르 공연- 온라인 관람'에 대한 안내 게시글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들어가서 구매하면 좋겠다.
<후원 및 온라인 관람권 구매 사이트>
https://m.patron.naver.com/ntv/c/intro/klassica
<공연 생중계 사이트>
공연 프로그램 안내
연주되는 곡에 대해 알고 가면 공연을 100% 즐길 수 있다.
모르는 곡은 들어도 낯설고, 때로는 감흥 없이 듣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아는 곡은 '곡이 어떻게 진행될지',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연주들과 어떻데 다른지' 생각하며 즐기게 된다.
그래서 온라인 관람권을 구매한 후 공연 프로그램으로 제시된 곡들을 하나씩 듣고 있다.
모르는 곡들도 있지만 계속 귀로 듣다 보면 익숙해진다.
만일 이번 공연을 듣지 않더라도, 곡에 관심이 있다면 아래 영상들은 한번 재생해보길 권한다.
뛰어난 연주자의 손에서 펼쳐지는 명곡들은 참으로 값지다.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아래는 이번 프로그램에 속하는 곡들이다.
각 곡의 음원 자료와 간단한 감상, 설명을 적어두었다.
'
1. 야나체크 - 피아노 소나타 1.X.1905
이 곡은 나도 처음 듣는 곡이라 곡에 대해 알아보았다.
미완성의 소나타.
체코 출신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는 3악장의 소나타를 작곡했다.
그러나 초연 공연 전, 리허설을 듣던 야나체크는 3악장의 악보를 불살랐다.
초연 이후 1,2 악장의 악보도 폐기하면서 잠시 동안 세상에서 사라졌던 곡이다.
이후 1,2 악장은 초연을 연주한 투치코바가 숨겨두었던 사본을 통해 세상에 다시 드러났고,
3악장은 끝내 사라져 '미완성의 소나타'라고 불린다.
제목 뒤쪽에는 '1.x.1905'가 적혀있는데, 이는 곡이 쓰인 배경과 관련이 있다.
1905년 체코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의 지배 하에 있었고,
체코 청년들은 체코어를 사용하는 대학 설립을 위해 시민운동을 진행했다.
집회가 커지자 오스트리아 세력이 이를 저지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젊은 청년 한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이를 보고 분노하며 작성한 곡이 이 소나타이며, 그를 기리는 마음에 '1.x.1905'를 제목에 붙이게 된다.
2. 라벨 - 밤의 가스파르
라벨이 알로이지우스 베르트랑이 1842년에 쓴 시집 '밤의 가스파르'에서 세 편의 시를 토대로 작곡한 모음곡이다.
제 1곡 : 물의 요정
말 그대로 물의 요정이 뛰어노는 듯한 반짝임이 곡에 녹아있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이런 반짝임을 잘 살리려면 아마 터치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제 2곡 : 교수대
조용하게 시작되는데, 음의 분위기가 1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멜로디가 진행되면서도 뒤에서 조용하게 하나의 음이 반복적으로 들려온다.
이 음이 곡을 우울하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롤 이끈다.
제 3곡 : 스카르보
멜로디가 이리저리 날뛴다.
'스카르보'는 장난 많은 요정 또는 악마라고 하는데, 정신없는 멜로디가 이를 명확하게 표현해준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음, 생각지 못한 화음과 리듬.
세상에 쉬운 곡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참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뽑을 수 있을 듯하다.
3. 쇼팽 - 스케르초 1-4번
[스케르초 1번]
스케르초 중에서도 복잡하고 화려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그러면서도 중간에는 정제된 멜로디의 멋이 보인다.
곡 중간중간에 강렬하게 터지는데, 그때 강조되는 멜로디가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다.
강약이 순간마다 바뀌는데, 이 전환이 자연스럽게 되는지가 연주자의 능력인 것 같다.
또한 높은음에서 차르르 떨어지는 구간이 있는데 마치 방울이 울리는 듯하다.
[스케르초 2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케르초!
따라라 - 따라라 - 도입부가 가장 인상적인 스케르초이다.
처음을 무겁게 시작하고 이후 멜로디가 이어진다.
같은 멜로디가 계속 반복되기에 개인적으로 가장 머릿속에 남고 귀에 익히기 쉬운 곡이다.
중반부에 잔잔한 멜로디가 이어지는데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
아까 들었던 웅장한 멜로디가 다시 나온다.
웅장하게 퍼지는 클라이맥스가 멋지고, 점점 작아지면서 도입부 멜로디가 다시 나오며 마무리되는 게 인상적이다.
[스케르초 3번]
처음부터 비장하게 시작한다.
초반 크레센도로 점점 커지는 음들이 귀에 꽂히면서 단숨에 곡에 집중하게 된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멜로디들은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음부과 고음부가 서로 교차되며 대조되는 부분은 묘한 감상을 준다.
잔잔하다가 마지막에 또 한 번 묵직한 음들을 터뜨려주며 극적으로 곡을 마무리하는데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어 진다.
https://youtu.be/mPdddu0m738?t=529
[스케르초 4번]
조금 낯선 곡이었다.
스케르초 연속 듣기 하면서 들었지만 중간에 딴짓하느라 안 익숙해진 곡이랄까....
초반 차분하게 멜로디가 흘러온다.
역동적인 부분이 나오더라도 서정적인 분위기로 금세 돌아온다.
중간중간 빠르게 이어지는 오른손 멜로디는 새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하게 변화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평화롭고 행복하다.
곡 전체 플레이 리스트
마지막으로 곡들은 연속으로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함께 공유한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UxwHZr_wj-nFb2L7rs44ERoWJ6redSe0
이번 주 토요일 오후 5시.
연휴 첫날의 저녁을 조성진의 연주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집에 빵빵한 스피커도 있으니 소리도 빵빵하게 들어야지.
이번 주 토요일 저녁 시간은 가족들도 반강제 공연 관람을 하게 될 예정이다 ㅎㅎ
(+) 공연 후기
긴 추석 연휴의 첫 날인 9/18 토요일.
오후 5시가 땡 하자마자 모니터 앞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을 본 소감 한마디는 'Bravo!'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공연이었다.
모든 곡이 좋았고,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케르초 2번은 정말 무대를 찢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앙코르 곡으로 연주한 쇼팽 녹턴, 대왈츠도 즐겁게 들었다.
온라인 실황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장단점도 명확했다.
[장점]
정말 방구석 1 열이다.
오프라인으로 참석하면 보이지 않을 연주자의 표정, 건반, 연주하는 손 모든 걸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음악과 손의 움직임을 같이 보는 걸 좋아해서, 내 취향을 저격하는 포인트였다.
그리고 누워서 볼 수 있다.
오늘 바깥 산책을 다녀오느라 체력이 바닥이었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나니 딱 5시였다.
에너지를 충전해야 해서 소파에 누운 채로 보았는데, 지상 낙원이었다...ㅎㅎ
[단점]
공연장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진다.
옆에서 가족들이 돌아다니고, 선풍기도 틀고 하면 정신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공연 시작 전 방해받지 않도록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음질의 문제도 있을 것 같다.
우리 집은 아빠의 관심 덕분에 '감상용 스피커'가 구비되어 있어서
저음부터 고음까지 찢어지거나 깨지지 않고 빠방 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자취라도 하게 될 경우에는... 이 공연을 컴퓨터 스피커로 듣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즐거운 연휴 첫날 저녁을 기분 좋게 보낼 수 있게 해 준 피아니스트와 공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
그럼 공연 후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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