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금요일, 드디어 2021년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올 한 해도 다사다난했는데, 주요하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연말 결산을 해보려 한다.
총 10개의 키워드를 뽑아서 그에 대한 간략한 감상을 적어보았다 :)
이직
2021년 나를 괴롭힌 주제가 바로 '이직'이었다.
친했던 팀원들이 모두 이직하면서 그들을 떠나보냈고,
나도 다른 업무환경을 찾기 위해 이직하고자 노력했다.
한 해 동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총 7번 중 서류 탈락 4번, 1차 면접 탈락 2번, 최종 면접 탈락 1번.
면접까지 갈 확률은 약 43%이니 나쁘지는 않은 승률이다.
지금 회사는 인턴을 하면서 들어온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이 첫 취준이었고,
그런 만큼 올 한 해는 이력서와 면접 경험을 쌓는 기간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직을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커리어를 고민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확실히 성공할 수 있기를.
대리 진급
벌써 내가 만으로 3년을 꽉 채우고 4년 차가 되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대리로 승진을 하게 되었다.
대리로 승진되었을 때는 참 좋았다.
어떠한 직책이 올라서 좋다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축하가 반갑고 즐거웠다.
이렇게 같이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곧 지나니 부담스럽기도 했다.
호칭이 하나 생겼을 뿐인데 직장에서는 이름보다는 호칭으로 불릴 일이 많았고,
직장 동료들이 그 직급만큼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연봉이 조금 오른 건 좋지만 그에 따른 책임이 느껴진달까.
호칭 하나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이런 감정과 생각이 떠오르는 걸 보면
사회적 위치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SQLD
작년부터 코딩에 관심을 두고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기는 했지만,
올해에 들어서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직을 하고 싶은 마음에 '기술이라도 하나 있어야겠다' 싶어서 패스트캠퍼스 SQL 강의를 구매했다.
이후 5월에는 SQLD 자격증을 따고, 10월에는 실전 책 하나를 사서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혔다.
코딩은 내가 이전까지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렇게 시작한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보다 더 공부하고 실력을 쌓을 수 있었겠다' 스스로 잘 알아서 아쉬움도 있다.
내년에는 Python, R, 통계 등 다양한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
목표자산 달성
올해에는 드디어 목표 금액만큼의 순자산을 모았다.
내 평생 이만큼의 돈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성취감도 들고 뿌듯하다.
운 좋게 빠르게 취업하고, 부모님과 함께 살며 출퇴근한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금액은 1차 목표일 뿐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저금과 투자를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묵 돈을 만들기 위해 적금이 최우선이었고 투자는 맛보기로 조금씩만 하고 있었는데,
내년에는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 좀 더 공부를 해보고자 한다.
동생님 취업
우리 집 막내인 동생이 2월 취업했다.
게임업계인지라 출퇴근시간이 남다른데 아침 9시 반에 집을 나가서 밤 11시 반에 들어온다. (11시 출근 ~ 11시 퇴근)
이게 말이 되는 일정인가 싶지만 이 루틴을 10개월째 지속하는 중이다.
평일에는 얼굴조차 보기 어렵고, 주말에는 체력 회복을 위해 잠자고 누워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집은 동생에게 최대한 맞추는 우쭈쭈 모드로 들어갔다.
너는 얼마나 힘들겠니.
올해동안 건강도 안 좋아지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 속상하고 짠해지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언젠가 이 시련이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는 하나의 추진력이 되길 빌어본다.
백신접종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하면서 우리 집도 번갈아가며 접종을 받았다.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아빠, 엄마, 동생과 나.
할머니와 아빠는 2차까지 아프지 않았고, 엄마는 두통과 피로, 그리고 나와 동생은 두통과 몸살, 열이 났었다.
특히 나는 1차 접종 일주일 후 눈이 갑자기 팅팅 부어서 놀란 적도 있았는데 다행히 조금 앓다가 나아졌다.
2차까지 모두 끝나고 이제는 한명씩 3차를 맞고 있다.
할머니는 무사히 완료했고, 아빠는 이번에 몸살과 미열이 있었다.
아프지 않던 아빠가 시름시름 앓으니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그래도 약을 드시더니 곧 나으셨다.
이제 나 포함해서 남은 3명이 1월에 3차를 맞을 예정이다.
부디 이번에는 무사히 아프지 않고 지나가면 좋겠다.
현재 코로나는 예상과 달리 길어지는 중이고, 내년에는 종식될 거란 의견도 있지만 그것도 확실치는 않다.
만약 코로나가 길어지고 주기적인 예방접종이 진행된다면, 올해는 그 시작점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첫 탈색
인생 처음으로 탈색과 탈색을 했다.
사실 헤어샵에서 염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헤어숍은 워낙 비싸니까 항상 커트만 하고 염색은 언제나 집에서 셀프로 했었다.
탈색과 염색은 거의 4~5시간이 걸렸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왜 비싼지는 이해가 됐다.
항상 SNS에서 보던 예쁜 머리색으로 염색하니 새로운 나를 발견한 듯하며 기분전환이 됐다. 주변 사람들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그날은 행복한 하루가 된다.
이렇게 머리를 할 수 있게된 것도 내가 경제적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취업을 하고난 이후 스스로에게 하나둘 투자해보고 있는데, 이 첫 경험들이 주는 감정이 참 오묘하다.
우선 모든 걸 처음 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건을 주문할 때는 내 기준 비싼 금액이라 머뭇거리게 되고,
오프라인으로 어딘가 방문할 때는 이상하게 쭈뼛거린다.
특히 후자는 대개 서비스를 받는 입장인데도 내 요구를 말할 때 눈치가 보이고는 한다.
이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더욱 지금의 첫 경험들이 내 삶의 지평을 넓혀준다고 느낀다.
다음에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구매하고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이런 경험들 자체가 이전보다 내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도 감사하다.
블로그 시작
2021년 블로그를 시작했다.
올해 봄 100일 글쓰기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100일이 지난 후에도 내 일상 중 하나가 되어서 오늘까지도 쓰고 있다.
중간에 바빠서 쉬는 틈도 있었지만, 언제든 쓸거리가 생기면 글로 기록해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다시 돌아왔다.
올해 시작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바로 글쓰기이다.
배운 점, 느낀 점을 적어놓으니 나중에 다시 읽어보기도 좋고, 이 기록들이 쌓여있는 걸 보면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나의 글쓰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토마토학교
올여름 오랜만에 토마토 학교에 다시 돌아갔다.
코로나 시기였으나 그때 당시에는 확진자가 줄어들며 거리두기가 완하 되던 시기였다.
토마토에서 친해졌던 동생이기 연락이 와서 다시 짝궁교사로 활동하게 됐다. (아동과 짝꿍이 되어 함께 활동하는 교사)
오랜만에 본 짝꿍 아동은 여전히 귀여웠고,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나 또한 밝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토마토 학교는 '주변을 돕는 활동'이 내 자신에게 긍정적이고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 준다.
오프라인 공연 감상
올해 처음으로 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관람했다.
앞서 말했듯이 관심있는 분야에 하나둘 투자하며 경험하고 있는데, 올해의 첫 경험 중 하나가 공연 관람이었다.
원래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었지만 오프라인 상의 공연은 관람하지 않았었다.
끽해야 대학생 때 강의 과제를 위해 갔던 공연들 정도?
가장 큰 이유는 가격도 비싸고, 어떤 공연이 좋을지 고르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1월 가장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공연'을 시작으로 공연을 관람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 공연도 보고, 피아노 리사이틀도 가보고.
공연장에서 듣는 음악은 그 어떤 음반보다도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직장에서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감성보다 이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한다.
이럴 때 밸런스를 다시 찾으며 삶의 여유를 가져오는 방법이 하나쯤 필요한데, 내게는 이 공연 관람이 방법 중 하나이다.
올해는 많은 이별과 실패를 겪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의 실패를 겪으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떠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초조하기도 했다.
동시에 틈틈마다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도 보냈다.
또한 큰 사건사고 없이 한 해를 건강하게 보냈고 나름대로 성취한 것들도 있다.
세상일 언제나 그렇듯 좋은 일과 안 좋은 일 모두 있었지만, 올해는 안 좋았던 일들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에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약 60점 정도로 주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보고 나니 마음 한편이 정리되는 기분이다.
'어떻게 매번 성공만 하겠어. 이런 해도 있는 거지.'
올 해에 대한 미련도, 아쉬움도 많이 정리되었다.
새로운 계획과 마음으로 내년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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