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이 지나 월경이 시작됐다.
월경 너무 싫어... 나는 때때로 PMS를 겪는데, 이번 월경에도 증상을 나타났다.
내가 겪는 변화에 대해 글을 적어보고 싶어 이번 글을 쓰게 되었다.
1. PMS란?
월경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 바로 PMS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PMS는 Premenstrual syndrome의 줄임말이고, 한국어로는 월경전 증후군이라고 한다.
월경전 증후군(PMS)이란 황체기(월경기 후반부) 동안에 일상적 활동을 방해할 정도의 신체적, 정신적 및 행동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월경전 증후군에는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 증후군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증상이 배란 후인 황체기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 백과사전 - 월경전 증후군>
PMS는 월경 시작 전후로 생겨나는 신체적, 심리적 증상이다.
신체적으로는 배 부품, 유방 통증, 변비, 식탐, 피로, 두통, 불면증, 체중 증가, 부종 등의 변화가 있고,
심리적으로는 초조, 불안, 우울, 정서적 과민증, 급격한 기분변화 등이 있다.
2. PMS 경험
이번 월경은 어린이날 시작이었다.
어린이날 아침, 약간의 피가 묻어나는 걸 보고 월경의 시작을 알았다.
사실 월경 예정일이 이미 지났었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나는 Samsung Health를 이용해 월경 기간을 기록하고 있는데,
월경 시작일을 기록하면 예상 가임기, 배란일, 다음 월경 예정일을 알 수 있다.
앱에서는 한 달을 기준으로 예정일을 계산하고, 이에 따르면 나는 지난주에 시작해야 했다.
월경을 늦게 시작하면 대체로 PMS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번 월경도 조금 걱정이 됐었다.
월경이 시작하자마자 PMS 증상이 나타난 건 아니었다.
아침에는 기운이 쌩쌩 넘쳤고 맑은 날씨에 기분이 좋았다.
어린이날을 맞이해 엄마, 동생과 함께 산책 겸 외식을 하러 나갔었다.
꽤 먼 거리를 걸었는데도 힘들지 않고 즐겁기만 했다.
증상은 저녁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1) 아랫배가 부풀고, 조금만 힘을 줘도 아팠다.
평상시에는 여유롭게 입는 청바지가 배를 조이는 거처럼 느껴져 많이 불편했다.
2) 전날 무리한 운동을 한 것처럼 몸이 무거워 축 처지고, 기운이 없고, 피곤했다.
조금 걸어도 3시간쯤 걸은 듯 힘이 들었다.
앉아 있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져, 저녁에는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3) 뭘 하고 싶은 의욕이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전만 해도 어린이날을 즐기면서 맛있는 걸 먹고자 하는 의욕이 만만이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오전의 그 열정은 어디 갔는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하루 동안 이렇게 급변하다니, 스스로 돌이켜봐도 황당하다.
증상은 그날 하루 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날이 지나 목요일, 금요일까지도 이 증상들은 이어졌다.
목요일 새벽에는 통증이 심해 잠을 설쳤고, 이 날 하루는 종일 진통제를 먹으며 버텼다.
식욕이 늘어 먹는 양도 늘었고, 쿠키와 젤리 같은 간식들을 찾아 먹었다.
금요일까지도 붓기와 피로가 가시지 않았다.
심리적으로는 의욕 저하, 우울, 불안, 자존감 저하 등이 지속되었다.
SQL, 영어 공부도 하고 싶었고, 좋은 채용공고를 발견해서 지원서도 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에는 의욕은 사라지다 못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글쓰기도 귀찮게 느껴져 어젯밤에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놀다가 잠에 들었다.
이번에는 우울과 불안, 자존감 저하는 유독 크게 느껴졌다.
내가 하는 일이 재미도 없고, 무의미하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평상 시라면 넘길 수도 있는 부분들이 내 신경을 자극했고, 화가 났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마음을 추스른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다시 불안과 불만이 폭발하고 말았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이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는 팀 행사를 치렀는데, 서로의 일을 공유하고 칭찬하고 응원하는 시간이었다.
신규 입사자들도 많아서 팀에게 인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이 날 나는 행사 간식만 준비하고 뒤로 빠져서 일을 했다.
월 마감으로 바빴기 때문이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 노트북에서 눈을 떼고 앞을 보았다.
다들 즐거워 보이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열정이 있어 보였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이 조직에 있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즐겁지도 않고, 열정은 사라지고 불만만 있을 뿐이었다.
팀원들을 만나면 무엇이 힘들고, 어떤 점이 안 좋았고, 상사가 어땠다는 불만을 많이 이야기했다.
'이런 내가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팀에 내 자리가 없다고 느끼다니.
이렇게 느낀 건 정말 이번이 처음이었다.
불만을 표출하면 팀원들에게 안 좋을 거라는 걸 인지하고, 조심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건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당연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 생각이 이렇게까지 뻗어나간 적은 없었다.
금요일 오후에 바빴던 이유에는 월 마감과 더불어 글로벌의 급한 자료 요청도 있었다.
기한이 금요일까지였고, 나는 급하게 자료를 준비했다.
그리고 이를 글로벌에 공유하기 전에 매니저에게 확인 요청을 했다.
글로벌 리더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자료를 나 혼자 준비해서 넘길 수는 없으니 말이다.
내가 준비한 자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는데, 매니저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나는 이게 중요한 지 모르겠어. 그냥 보내.'
지금 돌이켜보면 매니저의 직급은 높고, 세세한 부분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이번에 특히 공유한 건, 이번 자료를 토대로 앞으로의 프로젝트 진행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였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팀 전체가 얽히는 프로젝트였고, 현재로서는 나와 매니저만 들어가 있기에 함께 확인해줬으면 했다.
준비는 내가 다 했으니, 준비한 자료에 대해 피드백을 바랐다.
그러나 들려온 말은 여러모로 마음에 박히는 말이었다.
월경 기간이었기에 더 서운했을 수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PMS로 불안과 우울이 쉽게 느껴지던 날이었으니까.
지난 3주간 매니저가 던진 일들을 처리하고, 그가 잘못한 일들의 뒷수습을 했었다.
누적된 기억들과 감정이 떠오르면서 더 서운하게 느껴졌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나는 이렇게 매달려서 준비했구나 싶었다.
내가 하는 다른 일들도 이렇게 생각했을까 싶었다.
(같은 주 화요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유사한 의미의 말을 들었었다...)
금요일은 우울과 자존감 저하가 최절정에 달한 날이었다.
저녁에는 하루 종일 머릿속이 복잡하고 갈피를 잃은 기분이었다.
쉬면서도 쉬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이야기하니 가족들은 월경기간이라 더 그렇게 느낀 거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몰랐는데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PMS의 영향도 있었겠다는 걸 깨달았다.
이때 이 모든 걸 글로 남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월경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 기간에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휘몰아치고 힘이 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 나아진다.
힘들더라도 월경 기간 동안은 조금만 버텨보자.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났는데도 동일한 생각이 들면
그때는 호르몬 작용이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한 본인의 진실된 감정이니
이후로 어떻게 행동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생각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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