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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글쓰기 37일째, 후기 좀 들려줘요

어제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내일 마케팅 부문 모두가 모이는 자리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종일 신경이 거기로 가있고, 지금도 너무 초조하다.

열심히 스크립트 썼고 암기도 좀 했는데, 아직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이 글 쓰고, 자기 전에 한 번만 더 외우고 자야지.

 

 

서론이 길었는데, 이렇게 정신이 다른 데 가있다 보니 오늘 글쓰기는 넘길까 고민을 했다.

어제 초심을 되찾아보자 말해놓고....ㅋㅋㅋ

사람 마음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도 오늘의 글 주제를 이미 정해놨기에 부담 없이 후루룩 써보려 한다.

오늘의 주제 '한달 글쓰기 후기'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글쓰기의 효과를 적어보겠다.

 

 

 

1. 생각이 정리되면서 불명확한 걱정, 불안이 다소 줄어든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전 글들에서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사람의 걱정과 불안은 불명확할 때 더욱 커진다고 한다.

한밤 중, 깜깜하게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갈 때 무엇이 나타날지 모르기에 더 무서운 것처럼.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당시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몇 번의 글을 적고 나니 내 불안의 형태가 보였다.

그 정체가 보이고 나니 그것만으로도 오르락내리락하던 감정도 차분해지고,

그 불안의 원인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자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열심히 살았는데 불안했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2.  쌓이는 글들과 조회수를 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텅텅 비어있던 블로그 대문이 글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채워지니 너무 뿌듯했다.

내가 한 일의 결과물이 이렇게나 잘 드러나는 일도 흔치 않다.

이제는 대문에서 모든 글을 볼 수 없고, '더보기'를 눌러야 한다. 

 

 

 

도대체 글이 몇 개길래 그렇게 뿌듯해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오늘은 28번째 글이다.

곧 있으면 30번째 글을 쓰게 된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참 작은 숫자이지만, 이렇게 꾸준히 글을 써본 적이 없던 내게는 꽤 큰 숫자이다.

30번째 글을 쓰는 날에는 좋아하는 과자 하나라도 뜯어먹어야겠다.

 

 

 

 

조회수도 하나, 둘 증가함을 보면서 소소하게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오늘 일일 방문자가 50명을 넘기게 되었다.

맙소사!

 

 

 

 

 

일일 방문자는 대부분 10명대였고, 나는 가끔 2~3명씩 늘어나면 좋아하던 부스러기였는데.

38일 만의 최대 방문수이다!

이렇게 글에서부터 느껴지겠지만, 방문수가 조금 늘어나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

내일 다시 방문수가 줄더라도 오늘의 기쁨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3.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나는 말보다 글에 더 강하다.

말은 한순간에 이뤄지고 한번 내뱉으면 수정할 수 없지만,

글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내가 원하는 글이 나올 때까지 수정할 수 있다.

이전 커뮤니케이션 글에서도 '말하기' 능력을 키우고 싶다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이게 말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글을 쓰세요! 100% 말하는 실력도 늘어납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 (특히 일정 레벨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러나 둘 모두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알맞은 어휘를 사용하는 일이라서

이런 공통적인 부분에 한하여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내 경우에는 정리된 생각과 그에 맞춰 사용할 어휘가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 저장되었고,

이후에 말을 할 때 더 자연스럽게,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었다.

 

 

 

 

4. 타인의 이야기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는 생각의 논점은 뭐지?'

'내가 왜 이 생각을 했을까?'

'이 생각과 저 생각이 이렇게 이어질 수 있겠구나'

'이때 내 감정은 어땠지?'

 

 

 

이렇게 내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다 보니,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듣게 된다.

'저 사람이 하고자 하는 중점은 뭘까?'

'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지금 저 이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이 사건을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가끔 들리는 개소리는 조용히 패스한다.

 

 

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인과관계, 이야기를 하는 이유나 배경에 대해 더 생각하며 듣게 된다.

상대에게 감응하며 더 공감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사람의 상황과 내 상황을 분리하면서 더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다.

어느 방향이던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내가 심정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을 겪으며 성장한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도 글을 쓰면서 생긴 거니까.

 

 

 

5. 내 주변 세상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매일마다 글을 쓰면서 생기는 고민은 '오늘의 주제'이다.

맛있는 걸 먹고 오면 맛집 후기를 쓰고, 강의를 들으면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

때때로 운동을 하면서 그 날의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아 글을 쓰기도 한다.

 

 

다양한 곳에서 주제를 얻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활과 생각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어서,

정말 떠오르는 주제가 없는 날도 있다.

이런 날에는 어떻게든 주제를 찾기 위해 주변을 유심히 둘러본다.

항상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을 한 번씩 더 보고, 생각할 거리를 찾아본다.

이렇게 내 세상은 더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창작의 고통이 이런거겠지. 소재를 찾자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해야겠다.

쓰다 보니 글쓰기의 긍정적인 효과를 되새기며 스스로 주문을 거는 기분이다.

'이렇게나 좋은 영향을 받는데 글을 계속 써야지.' 

이번 글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생각이 들까?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