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직장 고수들의 스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사무실에 출근하고 퇴근하기까지 8시간 중 최소 5~6시간은 커뮤니케이션으로 보낸다. (초과근무는 미고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조언과 자기 계발 자료들은 곳곳에 넘쳐난다.
나는 지금까지 '간결하고 명료한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어 노력해왔다.
메일을 보낼 때, 보고서를 쓸 때, 서류를 작성할 때
언제나 인과관계가 잘 나타나고, 요청 및 확인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꽤나 성공했다.
스스로도 작성한 결과물에 만족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상사에게 보고서와 메일을 간결하게 잘 쓴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 스킬은 짧은 경력에서도 내가 얻어낸 큰 결과물 중 하나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내 스킬은 서면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강점이다.
글 정리는 자신있지만,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는 아직 자신이 없다.
말로만 설명하려면 두서없이 횡설수설할 때도 있고, 논점에서 벗어날 때도 많다.
때로는 설명을 하는 도중에도 남들도 나와 똑같은 레벨로 이해하고 있는가 의심이 들곤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 고민은 '어떻게 말을 간결하게, 이해하기 쉽게 할 수 있을까'였다.
그러나 오늘 미팅을 하면서 들은 말이 있다.
'진짜 고수는 웃으면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을 관철하는 사람이야'
이 문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내 커뮤니케이션의 스타일은 좋게 말하면 '정중한, 격식 차린 스타일'이고,
나쁘게 말하면 '딱딱한, 거리감 있는, 정 없는 스타일'이다.
내가 이런 스타일을 지니게 된 배경은 여러가지이다.
1) 현재까지 맡았던 업무들
다양한 규정 모니터링 및 위반사항 안내 업무를 맡은 적이 있었고,
이 업무들을 진행할 때는 공식적이고 감정이 섞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다.
2) 직장 문화의 변화
최근 들어 직장 내 문화가 여러모로 바뀌었고
업무를 위한 웃음을 하나의 감정적 노동으로 보는 인식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나도 직장 내에서, 특히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웃음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보며
불필요한 부분에서는 습관적으로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했었다.
낮은 연차에 일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웃음은 큰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느꼈다.
일에 진지하지 않고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듯 보일까 봐.
3) 성격
내 성격이 웃음이 많거나 살가운 성격은 아니다.
특히 직장처럼 딱딱하고 공적인 자리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고 굳어버린다.
그래서 자동적으로 거리감 있고, 다소 딱딱한 태도가 나와버린다.
이런 업무 스타일은 나를 보호하는데 유용했고, 업무를 진행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성장할 때가 온 것 같다.
간결성, 정확성은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을 움직이는 데는 감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프로젝트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때, 필요한 정보나 업무를 요청해야 할 때
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을 터치할 수 있는 웃음과 칭찬도 큰 동력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더하여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키우고 싶다.
그래서 몇 년 뒤에는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중하게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능력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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