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나와서 걷는 중이다.
걸으면서 음성 녹음으로 일기 쓰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
오늘 날씨 정말 끝내준다.
하늘에는 구름이 몇 점 있고 햇빛은 여름 햇빛처럼 완전 쨍쨍하다.
전날 비가 와서 날이 다소 쌀쌀한데 걷다 보면 딱 좋은 날씨이다.
오늘의 생각 주제는 바로 '소외감과 연결사회'이다.
아침에 YouTube로 영상 하나를 봤는데, FOMO 증후군 (소외 불안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인간은 무리에서 소외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한다.
소외감을 느낄 때 우리의 편도체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심각할 경우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현상이다.
영상 속 전문가 '마틴 린드스트롬'은 이 현상이 오랜 시간 추적된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 한다.
먼 과거,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가 되는 순간 인간은 신변의 위험을 느꼈고,
이 본능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이다.
이 두려움은 인류 역사 어디에나 있었지만, 최근 2000년대에 들어서 이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SNS.
SNS로 초연결된 우리의 사회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와 기호(嗜好)들에 노출이 되어 있고,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조직들에 내가 어울리는가, 나는 뒤처지지 않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어떨까?
초연결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처음 들은 건 아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잠잘 때까지 손에서 스마트폰은 놓질 못한다.
취침 전, 스마트폰으로 소설을 보거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다.
기상 후, 세수 후에는 바로 인스타, 트위터 등의 SNS를 많이 본다.
업무가 시작되면 하루 종일 카톡과 줌으로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쉬는 시간 또는 화장실 갈 때는 또다시 SNS를 들여다본다.
출, 퇴근길에도 유튜브, 소설, 실시간 인기글들을 자주 본다.
아....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정말 하루 종일 핸드폰 하는구나.
나 스스로 중독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콘텐츠들을 너무나도 잘 즐기고 있어서, 이걸 끊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여유시간 즐거움을 위해서 핸드폰 좀 하면 어때'라는 생각도 있었고,
'아니, 세상 돌아가는 데 관심도 갖고, 무슨 일이 있는지도 알아야지'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다.
그래도 역시 얻는 효익(즐거움, 트렌드 소식) 대비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긴 하다.
심지어 SNS를 하면서 즐거움, 사회 소식만 얻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이루고 있는 성장, 부, 멋진 결과물들을 보며 초조함, 불안, 소외감,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다. (feat.벼락거지)
나도 초연결 사회의 부작용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점에 대하여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마틴 린드스트롬'은 사회와의 연결을 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아쉽게도 영상에서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소외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우리가 소외됨을 느끼는 건 남을 신경 쓰면서 내가 그 무리에 속하는지, 안 속하는지를 계속 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타인을 신경 쓰도록 만드는 환경을 없애버리면 그만큼 소외감도 덜 느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은 소외감 감소뿐 아니라 나의 창의력을 더 높여준다고 한다.
'마틴 린드스트롬'은 '창의력은 심심함에서 나온다'는 말을 하며,
초연결이 본인의 창의력을 망가뜨리는 걸 느꼈다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아차린 후 그는 스마트폰을 없앴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큰 불편을 자초한다는 의미다.
간단히 살펴보면, 코로나 QR 체크, 본인인증, 결제 시스템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연락도 전화와 문자를 이용할 수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카카오톡 같은 채팅 앱들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마틴 린드스트롬'은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이 연결 사회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
내가 최근 심심한 적이 있었나?
아니, 심심할 때 창의적인 무언가를 한 적이 있었나?
조금의 심심함이 느껴지면 바로 핸드폰을 켜서 SNS나 유튜브를 보면 시간을 때웠다.
때로는 먹방 같은 순간의 즐거움을 위한 영상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계발과 관련된 교훈적인 영상들도 보기도 한다.
후자의 영상을 볼 때는 내가 공부를 한 것 같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무리 교훈적인 영상을 본다 한들 그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그냥 시간 때우기지.
얼마 전이었다면 이 영상도 그냥 듣고 넘어갔을 텐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 블로그 글쓰기 때문이다.
매일 밤 1~2시간 글을 쓰다 보면,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이 시간은 내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심리적 안정에 가져온다.
다양한 소재로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창의력에도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일차원적인 쾌락만 즐기면서 굳었던 머리가 다시 좀 돌아가는 것을 느낀다.
이런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나니, 영상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히 와 닿았고
하나의 주제로 잡고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 당장 SNS나 스마트폰을 끊는 건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나 자기 전 30분 정도는 스마트폰을 하지 않고, 독서를 해도 좋지 않을까?
리디북스 1년 치 끊어두고 아티클이나 조금씩 읽고, 책은 안 읽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침대 머리맡에서 굴러다니는 이북리더기와 리디북스 이용권을 제대로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 글쓰기처럼 한번 시작하면 그 효과를 체험하며 하나의 습관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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