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4일 일요일.
어제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푸른 하늘이 보였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와 선선한 날씨는 나가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켰다.
벚꽃이 활짝 피었다는데 지나가는 길에도 제대로 못 본 아쉬움도 있어서 집 앞 산책로를 잠시 걸었다.
피어난 벚꽃들은 봄비에 못이겨 땅으로 떨어져 있었다.
몇몇 나무들은 이미 꽃이 지고 새싹들까지 피어나고 있었다.
'내가 신경 쓰지 않은 사이에 이미 벚꽃은 왔다 갔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지나갈 줄 알았으면 조금만 더 일찍 나와볼걸.'
산책 초반에는 아쉬움이 한가득.
그렇지만 오늘 이 시간을 아쉬움으로만 채우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꽃들은 내년에 또 찾아오리라' 생각하며 미련을 털어놨다.
그리고 짧은 이 순간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 한 장 찍었다.
오늘 산책은 오래만에 동생과 함께했다.
동생은 누워있는 것을 좋아해서 함께 나오는 일이 많지 않다.
산책을 제안해도 9할은 거절당하는데, 오늘은 맑은 날 때문인지 1할의 승낙을 받았다.
함께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독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서의 독립은 '주거 독립'을 의미한다.
우리는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이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부모님 지원 하의 안정적인 생활과 경제적인 장점(생활비를 대부분 저축 가능)이 큰 도움이 되기에 지금까지 독립 계획을 세워본 적은 없다.
그러나 아주 가끔 부모님과의 공간적 거리감이 필요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 필요성은 다양한 부분에서 생각지 못한 시점에 느끼게 되는데,
오늘 이 주제가 언급된 건 간단하고 귀여운 이유였다.
[반려동물]
부모님은 반려동물을 원치 않으시는데, 동생은 언젠가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동생이 반려동물을 만날 날은 아마도 주거 독립이 이뤄지는 먼 미래.
혼자 독립을 하려면 그 시기가 더 멀어질 테니 나에게 함께 자취를 하자며 꼬드긴다.
'언니의 발뒤꿈치가 될래♡'
달라붙는 동생은 얄밉기도 하면서 귀엽기도 하다.
아까도 이야기했듯 독립 계획을 제대로 세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 혼자 살고 싶은지, 동생과 함께 살아도 좋을지, 부모님과 함께 있고 싶은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장점은....
홀로 살면 나만의 공간에서 조용하고 편안할 것 같다.
인테리어에 관심도 많고 스스로 정리도 잘 하는 편이라 혼자 깔끔하게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살면 다르다는 건 익히 들었다 ㅎ)
단점은....
반대로 퇴근 후 불 꺼진 집에 들어오는 걸 싫어하고,
자택 근무일에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도 지루해하는 내가 과연 혼자 나가서 살 수 있을까 싶다.
우리 가족은 매일 저녁 함께 모여 저녁을 먹었고,
저녁 후 다들 소파에 모여 각자 할 일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했는걸.
이런 삶이 너무 익숙해서 저녁이 조용하면 어색하다.
이렇게 계속 쓰다 보니 동생이라도 한 명 끼고 사는 쪽에 마음이 쏠리네.
오늘은 독립에 대해 생각해봤다.
누구와, 언제, 어디로, 어떻게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해볼 시기가 온 것도 같다.
그리고 독립을 준비할 때 가장 필요한 부동산 지식도 하나둘씩 관심을 갖으면 좋을 것 같다.
목표했던 묵 돈 모으기는 올해면 성공할 것 같고,
이후 재테크 측면에서도 부동산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만 이쪽은 내가 하나도 모르는 분야이기에 유튜브 영상 하나 둘 보면서 용어나 기본 지식을 익힐 예정이다.
이미 이것저것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 부동산까지 각 잡고 시작하면 부담되어서 이도 저도 안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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