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관람 후기

Lim 2024. 3. 4. 22:52

조금 늦었지만 가족들과 다함께 보고온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후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1. 연극 보게된 이유

가족 다같이 연극 관람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연극을 보러가게 된 시발점은 아래 영상이었다. 나영석 피디의 채널 십오야에 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연기하는 '고도를 기다리며'가 소개되었다.

https://youtu.be/zvtIJ71RwcM?si=7kIJnDqQAQ_1upxN


우리 아부지... 이 영상을 보시더니 저녁시간에 우리에게도 보여주고,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에 대해서도 설명도 해주셨다. 아버지의 인생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같이 가서 볼까?'하고 제안했더니 바로 오케이 하시면서 가족 연극관람이 확정되었다.

항상 공연 보러가자고 하면 아버지는 관심없다고 안갔었는데, 이 연극만큼은 예외였던 것 같다. 다른 공연은 관심없는 아버지와 언제 또 같이 문화생활 하겠어? 그날 저녁 바로 강동문화재단에서 하는 연극을 예매했는데, 그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연극이 모두 매진되었다. 미리 알고 예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https://anotherspringfield.tistory.com/m/195

오늘의 일기_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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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예매하던 날 썼던 일기이다. 1월에 예매하면서 연극날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쏜살같아 벌써 연극을 다보고 3월이 되어 후기를 쓰고 있다.



2. 연극 관람 전

연극은 2월 23일 금요일 저녁에 강동아트센터에서 관람했다. 저녁이 퇴근하자마자 바로 지하철 타고 강동아트센터로 가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다. 을지로입구역부터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중간에 지하철 연착도 되면서 연극 시작시간에 거의 딱맞춰 도착했다. 이동하는 길에 지하철에서 빵을 사먹었은데, 도착한 이후에는 먹을 시간이 없어서 이때 먹은게 정말 다행이었다.

[네이버 지도]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서울 강동구 동남로 870
https://naver.me/GLAJe9Yr

네이버 지도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map.naver.com



우리 가족은 총 4명이었고, 자리는 1층 약간 뒤 가운데 좌석이었다. 무대와 조금 멀기는 했지만 오히려 무대 전체를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가운데 좌석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공연을 몇번 다녀보니 조금 비싸더라도 돈주고 좋은 좌석에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좋더라. 조금 돈 아끼겠다고 사이드 좌석으로 가면 관람 만족도가 떨어져서, 공연을 보겠다면 차라리 제대로 보는 게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덕분에 4인석 예매하니 지출이 좀 있었지만 그만큼 만족하고 나온 공연이라 전혀 아깝지 않았다.

공연은 커튼콜까지 모두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 그래서 사진은 공연시작 전,후의 무대사진만 촬영이 가능했다. 혹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의 시야를 보고싶다면 아래 사진을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1층 B블럭14열 9석에서 무대는 아래와 같이 보인다.

대극장 한강 1층 B블럭14열 9석/ 줌인 없음
대극장 한강 1층 B블럭14열 9석/ 줌인 약간


3. 연극 관람 후

연극은 기대한 대로 멋졌다. 연극을 보기 전 아버지의 추천으로 '고도를 기다리며'의 대략적인 특징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갔다.
이 연극은 다른 연극처럼 기승전결이 있지 않다. 그저 2시간 내내 '고도'를 기다린다. 이 고도는 특정된 대상이 아니며, 사람마다 고도가 무엇일지는 제각기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고도는 신 또는 행복이다. 매일을 살면서 항상 언젠가 오리라 생각하는, 당장에 눈에 보이는 실체는 없는 무언가.

원래 주인공은 중년의 나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신구, 박근형 배우가 연기하면서 주인공의 나이대가 더 많은 것으로 각색되었다고 한다. 나는 원작을 보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없다. 다만 주인공의 나이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중년의 나이일 경우 과거에도 '고도'를 기다리며 느낀 답답함과 앞으로도 기다릴 시간에 대한 막막함이 클 것 같다. 그러나 노년이라면... 이미 한평생 '고도'를 기다린 그들에게 남는 감정은 중년이 느끼는 감정이 회한이 더해지지 않을까...

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이 좋았다. 신구 배우와 박근형 배우는 각각의 스타일에 맞기 캐릭터를 연기했다. 신구 배우는 느긋하고 정적이면서도 중간중간 개그요소를 보여주는데, 캐릭터가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박근형 배우는 극 전체를 끌어가는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이입하여 극을 관람하게 되는데, 그가 제일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으나 마지막을 보면 이런 내 생각도 잘못되었고 무엇이 현실이고 진실인지 알 수 없게된다. 두 배우의 티키타카를 보다보면 2시간 넘는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이외 포조와 럭키 배우도 열연을 펼치는데, 럭키배우의 독특한 움직임이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고 2분의 긴 대사는 기대한만큼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지방공연을 차례로 다닌다고 한다. 혹시라도 시간이 되고, 티켓팅에 성공했다면 꼭 한번 보기를 바란다.  멋진 배우들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극의 내용은 완벽하다!